2026년 4월 말과 5월 초, 두 장의 탄원서가 국토교통부에 도착했다. 전문건설업계는 상호시장 진출제도를 폐지하라며 41만 명의 서명을 냈고, 종합건설업계는 제도를 유지하라며 70만 부의 탄원서로 맞받았다. 4억3천만 원이라는 단 하나의 숫자가 건설업 전체를 충돌 코스에 올려놓았다.
칸막이는 무엇이었고, 왜 허물렸나
수십 년간 한국 건설업 면허는 두 층으로 나뉘어 있었다. 프로젝트 전체를 관리하는 종합건설, 그리고 토공·철근·마감처럼 단일 공종을 시공하는 전문건설. 둘은 서로의 영역에 들어갈 수 없었다. 2018년 정부는 이 칸막이를 낡은 업역 규제로 규정하고 허물었다. 공공공사는 2021년, 민간공사는 2022년부터 상호 진출이 가능해졌다. 4억3천만 원 미만 소규모 공사만 전문건설 몫으로 울타리가 남았는데, 그 울타리마저 2026년 말 사라질 예정이다.
현장은 경쟁이 아니라 잠식을 본다
현장에서 보는 전문건설의 논리는 직설적이다. "상호시장 제도는 애초부터 대등한 경쟁구조가 아닌 상태에서 시행됐고, 현장에서는 공정이 아니라 시장 잠식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관리 역량과 보증, 은행 여신을 갖춘 종합건설업체는 지역 전문건설업체를 먹여 살리던 소규모 공사를 통째로 가져갈 수 있다. 탄원서는 제도 폐지뿐 아니라 보호구간을 4억3천만 원에서 10억 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보호 기간을 사실상 상시화할 것을 요구한다.
"시장 개방은 공정처럼 들렸다. 현장에서는, 분기를 버티게 해 줄 단 한 건의 공사를 더 큰 회사가 가져간다는 뜻이었다."
종합건설업계의 70만 부 맞불 탄원서는 같은 사실을 다르게 짠다. "전문건설업계가 그동안 종합업체의 진출을 막아 둔 공사 금액과 기한을 또다시 늘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며, "전형적인 업역 이기주의이자 영세한 지역 종합건설업체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더 차가운 경고를 보탰다. 보호구간 영구화를 건설산업기본법에 명문화하면 갈등은 봉합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이 다툼은 좀처럼 추상적이지 않다. 기초를 놓거나 창호를 다는 지역 전문건설업체는 1억~4억 원대 공사의 얇은 파이프라인으로 굴러간다 — 보호구간이 정확히 덮는 그 구간이다. 그중 세 건을 구매 부서를 갖춘 종합건설업체에 한 해에 빼앗기면, 그 업체는 프로젝트 사이에 인력을 붙들어 둘 수 없다. 종합건설업계는 자신들에게도 같은 부스러기로 버티는 영세 지역 회원사가 있고, 소규모 공사를 울타리로 막는 것은 압박을 덜어 주는 게 아니라 옮길 뿐이라고 반박한다. 두 묘사는 동시에 참이고, 바로 그래서 이 싸움은 봉합이 어렵다. 큰 쪽 대 작은 쪽이 아니라, 면허 종류로 그어진 선을 사이에 둔 작은 쪽 대 작은 쪽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양쪽을 모두 흔든 정책
더 날카롭게 봐야 할 것은 정책 자체의 불안정성이다. 2018년에는 칸막이가 없애야 할 문제였고, 2026년에는 되살려야 할 보호장치가 됐다. 두 해석이 동시에 옳을 수는 없고, 그 진폭의 비용은 양쪽 모두에서 가장 영세한 업체에게 가장 무겁게 떨어진다. 규제가 한 번의 경기 사이클 안에서 방향을 뒤집으면, 기업은 장비 구매도, 채용도, 입찰 전략도 그에 맞춰 세울 수 없다. 41만 대 70만의 탄원 전쟁은 결국, 어느 쪽도 신뢰할 수 있는 전환 설계 없이 출발한 개혁의 청구서가 돌아온 것이다.
시점이 이 문제를 학술적 논쟁이 아니라 발등의 불로 만든다. 4억3천만 원 울타리는 2026년 말 만료되므로, 국회와 국토부는 그 전에 무언가를 결정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역시 하나의 결정이다 — 마지막 보호구간을 자동으로 소멸시키는 셈이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투자가 2% 안팎 증가에 그치고 착공은 여전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어느 쪽도 여유 있는 위치에서 싸우는 게 아니다. 둘 다 줄어드는 파이를 두고 다투고 있다.
편집장 코멘트
자재·제품 브랜드 입장에서 '종합'과 '전문'의 경계선은 단순한 법적 라벨이 아니다 — 누가 발주를 넣느냐를 결정한다. 소규모 마감·방수·창호 공사는 전문건설업체와 제품 브랜드가 직접 만나는 지점인데, 보호구간이 사라지면 그 발주의 상당수가 종합건설업체의 구매 부서를 거치게 된다. ARCHINODE의 판단: 중소형 현장을 겨냥하는 브랜드는 이 규제를 가격만큼이나 면밀히 봐야 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연말 결정이 어디로 떨어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구매자를 통해 현장에 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