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중순, 서울에 관한 두 가지 소식이 며칠 사이에 도착했다. 서울시는 건축가이자 이화여대 교수인 국형걸을 9월 개막하는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 총감독으로 연임 위촉했다. 그리고 우수디자인 30선을 담은 작품집을 발간했는데, 닫힌 심사위원실이 아니라 시민 투표로 뽑은 것이다. 두 소식을 겹쳐 놓으면, 좀처럼 헤드라인이 되지 않는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도시의 모습은 대체 누가 결정하는가?
판결이 아니라 투표
'2025 우수디자인 작품집'은 두 단계로 작동한다. 먼저 지난해 건축위원회 심의 안건을 실무진 검토와 전문가 사전 심사로 추렸다. 그다음 최종 순위는 시민 투표로 정했다. 세 부문 대상은 일상을 조용히 빚는 영역들을 가로지른다. 공공건축물(강북구 신청사 건립 국제설계공모), 일반건축물(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그리고 공동주택(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작품집은 서울시 주택정보 사이트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당신에게 한 표가 주어진다는 것
대부분의 사람에게 건축은 그냥 나타나는 것이다. 어느 날 비어 있던 땅에, 다음 날 건물이 서 있고, 좋든 싫든 수십 년을 그 옆에서 산다. 시민 투표는 그 자세를 조용히 바꾼다. 당신은 더 이상 건물 앞을 지나가는 행인만이 아니다 — 잠시나마, 도시가 어떤 디자인을 기리는지에 한 표를 보태는 사람이 된다. 종이 위에서는 작은 일이고 실제로는 의외로 큰 일이다. 평범한 주민을, 사후에 설문이나 받는 이용자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에 대해 정당한 취향을 가진 사람으로 대하기 때문이다.
"건물은 방문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곁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도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은, 그 곁에서 살 사람들에게 묻는 일이다."
한계도 솔직히 말하는 게 좋다. 전문가가 후보를 추린 뒤 치러지는 투표는 통제가 아니라 참여다 — 시민은 다른 사람이 정의한 선택지 안에서 고른다. 그리고 디자인 어워드는 직접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건물과 같지 않다. 공모에서 당선된 신청사가 완공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리고, 재건축 사업은 조감도와 입주 사이에서 모습이 바뀐다. 그러니 30선은 서울 스카이라인에 대한 국민투표라기보다, 전문가의 판단과 시민의 선호 사이에 큐레이션된 대화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그래도 큐레이션된 대화는 대부분의 도시가 주민에게 내미는 것보다 많다.
대상으로 뽑힌 부문들은 이 일이 한 번의 보도 주기를 넘어 왜 중요한지를 넌지시 알려준다. 신청사,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재건축 아파트는 부티크 문화시설이 아니다 — 사람들이 일하고, 모이고, 잠드는 곳의 평범한 뼈대다. 대중이 그것들을 판단하도록 초대받으면, 대화는 더 이상 상징적 기념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일상 공간의 질에 관한 것이 된다. 그것이 더 어렵고 더 값진 종류의 디자인 문해력이다. 유명한 미술관을 감탄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매일 아침 지나치는 그 건물이 조금이라도 정성껏 만들어졌는지를 묻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9월, 그리고 도시의 정체성
문화제가 들어오는 지점이 바로 거기다. 국형걸 총감독의 연임은 올해 프로그램을 서울의 정체성 재조명에 맞춘다 — 그리고 문화제는 도시가 무엇을 지었는지뿐 아니라 어떤 곳이 되고 싶은지를 멈춰 서서 묻는 드문 순간이다. 늦여름까지 서울도시건축센터 곳곳에서 열리는 사전 프로그램부터 9월 개막까지, 문화제는 건축을 건축주와 시공사 사이의 사적 거래에서 공적 주제로 바꿔 놓는다. 시민 투표와 문화제는 같은 몸짓의 두 절반이다. 둘 다, 도시의 외관이 기술이나 상업의 문제만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문화의 문제임을 주장한다.
편집장 코멘트
브랜드와 디자이너에게 여기서 얻을 교훈은 노출이 아니라 정당성에 관한 것이다. 도시가 주민에게 건축을 보고, 판단하고, 투표하도록 훈련시키면, 대중의 디자인 문해력은 천천히 올라간다 — 그리고 더 안목 있는 대중은 더 까다롭고 더 좋은 고객이다. ARCHINODE의 판단: 9월 문화제는 일정에 넣어 둘 만한 고정 이벤트지만, 더 깊은 신호는 시민 투표 쪽이다. 한국의 디자인 결정권이 조금씩, 천천히,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심사위원회뿐 아니라 평범한 언어로 '이 자재가, 이 형태가 왜 중요한가'를 설명할 수 있는 브랜드가, 대중이 점점 발언권을 갖는 시장에서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