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시공 시즌은 어떤 공사비지수로도 온전히 잡히지 않는 품귀와 함께 열렸다. 아스팔트는 2월 ㎏당 약 700원에서 4월 초 약 1,100원으로 두 달 만에 57% 뛰었고, 일부 공급사는 겨울철 650~700원에서 1,150~1,250원으로 사실상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전했다. 아스팔트 콘크리트(아스콘) 공급량은 전년 대비 70% 수준으로 떨어졌고 가격은 20~30% 올랐다. 단열재(EPS)는 원료 재고가 평시의 절반 수준으로 돌아갔고 가격은 최대 40% 상승했다. 레미콘 혼화제는 최대 30%, 접착제는 30~50% 올랐다. 국토교통부가 나서 '시급한 공사 우선 납품'으로 물량을 조정해야 했다.

두 달 만에 57%, 그리고 바닥난 재고

가격이 뛰어도 그 자재를 여전히 살 수 있다면 버틸 수 있다. 이번이 달랐던 것은 가격과 '구할 수 있는가'가 함께 무너졌다는 점이다. 몇 달 전 고정가 계약에 아스팔트 단가를 이미 반영해 둔 현장은 어떤 예산 숫자로도 자재를 구하지 못했고, 어떤 경우엔 아예 구할 수 없었다. 도로 포장팀이 아스콘을 못 구하고 아파트 마감팀이 단열재를 같은 주에 못 구하면, 품귀는 더 이상 견적서의 한 줄이 아니라 후속 공정 전체로 번지는 '공기(工期) 리스크'가 된다.

아스팔트 아스콘 단열재 건설자재 공급 쇼크 ARCHINODE 매거진 2026
가격과 구득이 함께 무너지면 품귀는 견적의 한 줄이 아니라 공기 리스크가 된다

왜 하필 아스팔트였나 — 중동산 중질유 의존 구조

방아쇠는 훨씬 상류에 있다. 국내 아스팔트 생산은 중동산 중질유에 크게 의존한다. 그래서 중동 정세가 장기화되자 원료가 조여들고 정유사는 물량을 돌렸다. 업계에서는 아스팔트를 '관리품목'으로 재분류하고 수출용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불편하지만 분명한 교훈이 있다. 도로 역청만큼이나 평범한 자재가 사실은 지정학에 노출된 수입품이었고, 포장·방수 공정 전체가 그 단일 의존 위에 '플랜 B' 없이 얹혀 있었다는 것이다.

현장이 배운 것 — 조달은 이제 리스크 관리다

봄의 쇼크는 정점을 지나 완화되는 중이다. 그러나 이를 일회성 사건으로 치부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실수다. 수입 원료, 얇은 국내 완충, 그보다 더 얇은 재고 가시성이라는 구조적 노출은 바뀌지 않았고, 2026년 하반기도 같은 지정학 리스크를 그대로 안고 간다. 이 시기를 가장 잘 넘긴 시공사들은 화려하지 않은 세 가지를 했다. 단일 공급원을 넘어 공급처를 넓혔고, 위기 한복판이 아니라 미리 대체·국산 자재를 검증해 두었으며, '야적장은 늘 가득 차 있다'고 가정하는 대신 재고를 '몇 주치 커버'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가격은 회복된다. 의존은 회복되지 않는다. 배 한 척의 항로가 다음 달 포장 여부를 결정한다면, 그건 시장이 아니라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이다.”

편집장 코멘트

ARCHINODE 입장에서 봄의 품귀는 곧 '플랫폼 그 자체'의 존재 이유를 증명한다. 자재 마켓플레이스는 공급이 넉넉할 때가 아니라 부족할 때 값어치를 한다. 검증된 공급처의 폭을 넓히고, 위기가 오기 전에 국산·대체 자재를 드러내며, 리드타임과 재고 수준을 '전화 한 통의 소문'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데이터로 만드는 일. 다음 품귀 시즌을 이기는 브랜드는 가장 싼 브랜드가 아니라, 구매자가 '실제로 공기에 맞춰 조달할 수 있는' 브랜드다. 공급 다변화·대체·가시성 — 이것은 하나의 조달 상품이며, 글로벌 자재 플랫폼이 정확히 경쟁해야 할 지점이다.